폭싹 속았수다. 리뷰를 할 수 있을까?
이글은 아마도 리뷰가 아닌 나의 감정들을 그냥 흘러내린 눈물처럼 써 내려가는 글이 될 것이다.
분석이 아닌 내 감정이 움직이는대로 그리고 나만의 생각으로 리뷰아닌 리뷰를 해야겠다.
어느날 아내는 나에게 '폭싹 속았수다' 봤어. 얼핏 듣기에 무슨 사기관련 드라마인 줄 알았다.
아내하고 나는 생각보다 드라마 취향이 잘 맞지 않아서 몇 번 권유에도 바로 시청 하지는 않았다.
1~2회를 보면서 엄청 억척스러웠던 전광례(염혜란)엄마와 애순이(아이유)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라 생각했다.
해녀일을 하면서 보살피고 있는 가족은 다른 가족이였고, 딸을 위해서라지만, 죽은 전 남편의 집으로 보낸 것은 나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다 한번 씩 등장해서 애순이를 위로하는 꼬맹이 관식,
애순이 영부인 되겠다. 던 그 꼬마가 이야기에 중심이고
나는 폭싹 속았다. 의미가 그 꼬마에게 나오는 이야기인 줄 전혀 짐작을 하지 못했다.
회차를 거듭하면 할 수록 애순이보다는 점점 내 눈에 밟히는 인물은 양관식(박보검)이였다.
그런데 애순이와 선을 보는 부상길이 등장은 날 힘들게 했다. 초반에 상길이의 모습은 양아치였다.
그런 상길이가.. 학씨가.. 왜 이렇게 불쌍한지 모르겠다.
나의 최애 캐릭터는 애순이도 관이도 아닌, 부상길(최대훈)이였다.
상길이는 앞으로 학씨라 칭하겠다.
드라마를 보면 왜 학씨인지 알게 될 것이다.
이 드라마는 겉으로는 순정 멜로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안에는 자식을 위해 모든 걸 내어준 한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묵묵하게 가족을 지키는 아버지의 삶이 담겨 있었다.
폭싹속았수다, 넷플릭스 OTT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나의 아버지는 상길이였다.
드라마 속 아버지는 당연 관식이였지만, 나에게는
학씨가 나의 아버지였다.
드라마 속 관식이는 말보다 행동이 먼저였고, 우직하면서도 한결같고 변하지 않는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면서도 늘 애순이와 가족을 위해 희생인지도 모르고 헌신을 한다.
아마 관식이는 그게 행복이였을 것이다.
막내아들 동명이를 가슴에 담고 그 응어리를 수면마취 중 무의식에 뱉어 낼 정도로 그는 가족을 위해
막내아들을 입 밖에 내는 것 조차도 참고 참았을 것이다.
정말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아버지였다.
우리네 아버지는 모두가 관식이 같이 행동은 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마음깊이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관식이 보다 작을까?
여기 관식이와 정 반대로 비교되는 아버지 학씨가 있다.
허풍쎄고 가족들에게 밥 먹인 걸로 아버지 노릇을 다 했다고 큰 소리 치고 있는 아버지다.
나는 그런 학씨 모습에서 어쩐지 나의 아버지가 떠올랐다.
나의 아버지 또한 다정한 표현은 서툴렀고, 윽박 지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러나 나는 안다. 우리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하신 아버지였다.
항상 뒷모습으로, 등으로, 행동으로 사랑을 전하셨던 나의 아버지.
나는 나의 아버지 마지막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지금은 내 곁에 없지만 아버지에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전하고 싶다.
"아버지, 폭싹 속았수다."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모든 아버지들이 관식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이 드라마가 전하는 메세지는 우리 아버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주고 있다. 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서툴기도 하고 무뚝뚝 하지만, 23년차 아버지이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 나에게 전해지는 메세지이다.
나도 이번생에 아버지는 처음이라
폭삭 속았수다. 거미줄 처럼 짜여진 각본
인물들의 구성과 각 인물들의 작은 연결고리가 거미줄 처럼 짜여져 있는 드라마이다.
하나의 조연조차도 군더더기 없이 필요 요소에 적절하게 배치가 되어 있다.
잠깐 스친 인연 조차도 어떠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함에 따라 그 스친 인연이 나도 모르게 나를 살리고
있는 실타래 같은 각본이 보는 내내 즐거움을 주었다.
주인공들의 강한 연기 흡입력과 주변 조연들의 적절하게 선을 넘나드는 경계는 정확했고,
3세대에 걸친 시대의 굵직한 사건은 하나의 작은에피소드로 연결하여 무겁지 않으면서
너무 가볍게 대하지도 않았다.
슬픔에 있어서는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우면서 과하지 않지만 가슴에 오래 남게 하였다.
단순한 이야기 거리를 단순하게 만들지 않은 힘은 아마 드라마를 제작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이였기에 가능 할거라 생각한다.
폭싹속았수다. 정리하면서
마지막 시청을 하고 떠오른 것은 그리움이었다.
‘폭싹 속았수다’는 결국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미 떠나간 사람, 말로 표현하지 못한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의 무게를 뒤늦게 깨달으며
우리는 살아간다.
드라마를 보며, 나는 확신하게 되었다.
모든 아버지들은, 관식이든 상길이든, 결국엔 사랑이었다.
다만 표현하는 법이 달랐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는 것도,
그 사랑을 다시 되새기기 위한 작은 노력일지도 모른다.
“폭싹 속았수다” – 나는 정말 이 드라마에 속아서, 울었다.
나 자신에게도 속았다고 더 힘내자고 이야기 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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